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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코치의 Hot Issue !!!

주말 영화 데이트, 부담 좀 되겠는걸

 

 

롯데시네마, 내일 관람료 인상

CGV·메가박스 이어 1만원으로

비인기 시간엔 내려 요금 다변화

영화업계 반기고, 관객은 울상

요금제 다변화인가, 극장 수익 확대를 위한 꼼수인가.



1일부터 롯데시네마의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 7개 극장 주말 입장권 가격이 1만원으로 오른다.

 

앞서 지난 2월 씨지브이(CGV)가 서울 목동·상암·강남점 등 8개관에서 주말을 포함한 특정 시간대

 

영화 관람 요금을 기존 9000원에서 10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메가박스 역시 수도권 4개 극장에

 

제한적으로 요금을 1000원 올렸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 극장이 본격적으로 일반 영화 관람료 ‘1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신호탄을 쏜 셈이다.

 

대신 평일 낮 시간대와 심야 입장권 가격은 1000원씩 인하된다.

이들 극장 쪽은 2001년과 2009년에 이은 이번 세번째 요금 인상에도 입장권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간다고 주장한다.

 

앞선 두차례가 모든 입장권 가격을 일괄 인상했던 것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극장 쪽은 “주부 관객들을 포함한 특정 관람층은 요금 인하 혜택을 볼 시간대를 둬서 관객들의 선택폭을

 

넓혔다”며 ‘탄력 요금제’ ‘요금 다변화’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비인기 시간대에 입장권 가격을 낮춰 빈자리를 채우고, 관객이 몰리는 시간대 가격은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시도다. 극장들은 이번 제한적 가격 인상을 통해 10% 안팎의 수익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씨지브이 쪽은 “지난 2월 요금을 조정한 8개 극장이 모두 ‘주부 극장’으로 통하는 곳으로

 

평일 오전 입장권 가격을 내리는 것을 전제로 주말 가격을 올려 선택의 여지를 뒀다”며

 

“단순히 수익만 생각했다면, 용산이나 왕십리 등 관객이 가장 많은 지점의 요금을 인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쪽도 “모바일 영화나 아이피 텔레비전(IPTV)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어

 

극장을 직접 찾는 관객 확산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일부 시간대 입장권 가격을 기존보다 낮게 책정해 관객들로서는 발품을 팔면 요금에 대한 부담을 덜고,

 

극장 입장에서는 다른 경쟁매체를 상대로 관객층을 넓히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번 요금 인상은 4~8개 정도 극장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으며, 관객들로서도 기존에

 

‘조조 관람’에서만 받던 할인 혜택을 조금 더 누릴 여지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국내 극장 입장권 가격은 지디피(GDP) 기준으로 다른 주요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영국·미국·프랑스보다 비싸지만,

 

일본이나 대만과 비슷하고 중국과 견줘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영화업계는 비교적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단관극장 운영자는 “대기업 극장뿐 아니라

 

일반 단관극장들은 손익분기점 맞추기조차 어려운 지금 상황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화 관계자도 “제작 현장에서 디지털 장비와 인건비 등이 모두 오르는데 ‘우린 영화인이니까…’라는

 

논리로 입장권 가격 인상에 눈치만 봐왔는데,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한테도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극장뿐 아니라 투자·제작·배급사 쪽에서도 수익과 재투자의 근간이 되는 극장 입장권 수입 증가를

 

“한국 영화계의 숙원”이라고 부를 만큼 요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관객들로서는 이번 인상이 가뜩이나 1만원대를 훌쩍 넘는 3D 영화를 포함해 전체 영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 누리꾼들은 “입장권 가격을 인상해도 변하지 않는 영화관 시설을 어찌할 것이냐”,

 

“영화와 무관하게 10분 가까이 상영되는 각종 광고들로 부수입을 올리는 상황에서 인상은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물가에 끼치는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영기 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좌석별로 요금을 차등화하기도 하는데 관객들한테

 

가격 선택권을 주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며 “입장권 수입이 극장뿐 아니라 제작, 투자, 배급사까지 분배돼

 

영화 산업 전반의 투자로 이어지는 만큼 관객들이 저항하지 않을 수준에서 가격 인상폭을 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