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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코치의 Hot Issue !!!

혹시 전쟁 나면 내 돈은… 금융사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전쟁이 나면 금융회사에 맡긴 내 돈은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 고객 돈은 어느 정도 안전하게 보존되는 만큼 안심해도 된다.

 

 각 금융회사별로 각지에 백업시스템을 구축해 전산기록 등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비상사태 대응훈련을 벌이고 있다. 해킹 등에 따른 전산망 마비가

 

빈발하는 데다 북한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특히 전산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고객 돈을 관리하는 금융회사로서 전산망 부실은 치명적 결함이기 때문이다.

 

11일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해킹 공격이 빈발하는 데다 최근에는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면서 금융회사들은

 

전산망의 안전성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은 포격 등 물리적 충격이나 사이버테러로 전산망이 망가질 경우에 대비해 백업시스템을

 

만들어두고 있다. 마치 조선시대에 전국 각지에 사고를 짓고 실록을 보관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전시에도 고객정보와 자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업무를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금융회사 대부분은 본사가 아닌 모처에 별도 전산자료 백업(사본 저장) 센터를 구축해놓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의 재해 시 업무복구 절차인 사업연속성계획(BCP)에 따르면 전산망 등 IT시스템이

 

중단될 경우 재해복구(DR) 센터가 작동할 때까지 수작업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엔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하던 일을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작성해 기록을 남겨뒀다가 전산망이 작동하면 옮겨 입력하게 된다.

 

DR센터가 가동되더라도 모든 전산 업무가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는 수작업이 병행된다.

금융회사는 직원이 다치거나 실종된 상황에 대한 행동지침도 세워놓고 있다. 핵심부서는 한 명만 살아남더라도

 

업무를 최대한으로 수행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사내 통신이 끊어지면 지방 콜센터(전화상담소)가

 

적극 활용된다. 또 사무실 전화로 걸더라도 해당 직원이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착신을 전환한다.

시중은행의 경우 전쟁이 터지면 조직이 전시체제로 재편되고 부서별 전시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수도권 인근에 대체 사업장을 마련해 전시에도 본점 업무를 이어간다. 금융대란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만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고객자산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국가가 전시체제로 전환되면

 

금융회사 통제권은 대표이사 손을 벗어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한 금융회사 위기관리부서

 

관계자는 “전쟁이 나면 금융회사의 많은 부분이 정부에 예속돼 금융감독원 등의 지시를 받는다”며

 

“실제로 어떻게 운용될지는 우리도 전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창욱 이경원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