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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코치의 Hot Issue !!!

국민연금 가입자들 불안에 떨게 할 소식

 

국민연금 리스크 커진다

주식투자 비중 확대… 복지기금 역할 요구…

운용 수익 들쭉날쭉하고 투자 회수땐 증시 충격

"안정성에 최우선 둬야'

 

 

한국 경제 전반에 '국민연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자산 규모의 급팽창에 맞춰 투자영역 확대는 물론,

 

복지시대의 다양한 역할론까지 주문받고 있지만 자칫 과도한 국민연금 의존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분명한 원칙과 안전ㆍ분산 우선의 국민연금 운영을 주문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는

 

391조9,677억원으로 조만간 세계 3대 연기금(2012년 11월 말 기준 일본 1,425조원, 노르웨이 713조원,

 

네덜란드 385조원)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작년에만 10% 넘게(43조1,000억원) 자산을 늘렸는데

 

보험금 수입 증가(18조6,000억원)보다 자산운용 차익(24조5,000억원)이 더 많았을 만큼 운용수익률(6.99%)이

 

좋았다.

문제는 이런 운용실적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운용수익률은 마이너스(-0.18%ㆍ2008년)

 

부터 10%대(10.39%ㆍ2009년)까지 극과 극을 오갔다. 국내 자산시장 중 국민연금의 비중은 운용실적과 상관없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이미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주주(2011년 시가총액 대비 투자금 비중 5.4%)지만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2017년까지 주식투자(국내외)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이 경우 2020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지배력이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과도한 덩치는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키우기 마련. 최근 동아제약 사태에서 보듯, 주요 경영사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가 거부당해도 증시 안정 차원에서 투자액 회수 등으로 섣불리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반대로 급한 사정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국내 증시는 핵폭탄급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최근엔 복지확대 논의에 따른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고 있다. 한정된 재원 탓에 기초연금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보충하는 대안이 등장한 것처럼, 최대 실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향후 복지확대 과정에서 정치권의

 

끝없는 '러브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칫 연금재원을 대거 동원하는 정책이 입안된다면 연금 운용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자산시장에 엄청난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연히 학계와 시민단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국민연금은 외환보유액과

 

같은 국가 보험금"이라며 "수익률 압박 대신 안정성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제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금의 국민연금처럼 한 주체가

 

모든 자산을 굴리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위험을 키운다"며 "의사구조를 독립시킨 여러 단위로 연금을 나누고

 

정부 영향력을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복지 재원이 필요하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간접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내년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일부를 기초연금 재원으로 전용하겠다는 인수위의 방침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는 "국민연금을 자유가입제로 바꿔야 한다", "왜 내 돈으로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하나"라는 등 4,000여개의 댓글이 올라왔고, 항의 전화로 공단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공동위원장은 "가입자들이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불과 몇 달 전 공약마저 깨뜨린다면 연금에 대한 불신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은 차라리 증세의

 

불가피함을 설명하는 식으로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