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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코치의 Hot Issue !!!

연초 믿었던 증시 상식이 무너진다

 

 

올해 1월 국내 증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상식’ 혹은 ’법칙’이라고 믿었던 명제들을 줄줄이 무너뜨렸다.

 

연초부터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을 쏟아냈던 업계는 머쓱해졌다.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47포인트(0.43%) 상승한 1964.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미국 의회가

 

 재정절벽 문제를 해소했다는 소식에 2030까지 오르며 기분좋게 출발한 코스피는 한 달 만에 6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 자금이 위험자산인 국내 증시에 유입돼 코스피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은 ’희망사항’에 그쳤다.

오히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등 환율에 발목을 잡힌 코스피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 때문에 올해 증시가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몇몇 증권사들은 투자전략 수정에 나섰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28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 여러분께 사과의 뜻을 전한다"는 ’반성문’까지 게재했다.

 

새해 첫달에는 추세적으로 지수가 상승한다는 속설이 한국만 비켜갔다. 증시에 마땅한 호재가 없어도

 

연초에는 지수가 오르는 경향이 있어 ’1월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겼지만 코스피는 힘 한번 못 써보고

 

1월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한국만 3.28% 하락했다. 올해 들어 지난 29일(종가 기준)까지

 

미국(다우산업) 영국(FTSE) 일본(닛케이) 독일(DAX) 등 선진국과 중국(상하이종합) 인도(센섹스) 등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1~5%씩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 증시 부진 원인은 외국인 매도 공세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외국인이 6조3000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의 원인을 환율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출주

 

주가 전망이 어둡고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과 프로그램 차익매도 등 악재가 겹쳐 코스피는 1월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환율과 증시의 상관관계는 꽤 명확했다. 원화가 강세일 때 코스피가 오르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 글로벌 경기가 호전돼 원화 가치가 상승해도 이를 흡수할 만큼 수출이

 

늘어났다. 물론 코스피도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이 논리가 전혀 들어맞지 않고 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하락했지만 실물경기가 최악이고 가계부채

 

수준도 어느 때보다 높아 소비가 늘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었지만 경기가 침체에서 못 벗어나면서 국내 수출주는

 

줄줄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주요 수출주가 급속한 원화 강세 탓에 지난해 4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것도

 

코스피에는 악재가 됐다.

 

한 전문가는 "추세적인 원화 강세 속에서 장기 대응 방안을 갖추지 못하면 국내 경제ㆍ산업은 환율전쟁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말 대부분 국내 증권사들의 2013년 추천 포트폴리오에는 어김없이 전기ㆍ전자(IT)주가 포함됐다.

 

지난해 ’나 홀로’ 코스피를 이끌었던 삼성전자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증권사는 거의 없었다.

 

최고 실적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애플을 턱밑까지 쫓은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애플 주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지난해 고점(702달러)보다 37% 하락한

 

439달러까지 떨어진 데 이어 지난 28일 삼성전자 주가도 2개월 만에 140만원 밑으로 하락하면서 IT 업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환율 이슈에 민감한 업종인 자동차와 함께 우량 IT주가 줄줄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랭크됐다는 것은

 

그만큼 IT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주요 업종 지수를 분석한 결과 IT 업종 지수는 연초 이후 8.13% 하락했다.

 

 이는 동기간 코스피(-3.28%)를 포함해 화학(-6.79%) 운수장비(-6.55%) 유통업(-1.19%) 등 다른 업종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