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유통업체마다 제각각

 

 

■ 법 홍보 부족으로 소비자 혼란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몰 몇몇 카드만 무이자 혜택

1월말 이후 중단 가능성 커

무이자 할부 이자 공동 부담… 홈쇼핑은 예전처럼 가능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자들이 요긴하게 이용했던 신용카드 무이자할부가 새해 들어 대부분 중단됐다.

하지만 유통업체마다, 카드사마다 내용이 모두 달라 소비자들의 불편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한두 카드사를 제외하면 무이자할부가 전혀 안 되는 반면, TV홈쇼핑은 예전과 동일하게 무이자할부를

 

진행하고 있다.

4일 금융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이자할부가 올해 갑자기 중단된 것은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때문. 개정법에는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에 부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판촉행사 비용의

 

50%를 초과하는 비용부담 요구'를 예로 들었다.

지금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무이자할부 행사를 벌일 경우 이자비용을 카드사가 대부분 부담해 왔다. 하지만

 

여전법 개정에 따라 카드사가 부담가능한도가 50%로 묶이게 됐고, 무이자할부 행사를 계속하려면 유통업체가

 

나머지 50% 비용을 부담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각 유통업체마다 입장차가 생겼고, 그 결과 무이자할부가 제각각이 됐다. 우선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무이자할부는 신용카드판촉을 위한 행사인데 우리가 절반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

 

이에 따라 주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현재 한두 카드만 무이자할부를 받고 있고, 이 혜택도 1월말 이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직접 제휴카드 2종을 제외하면 무이자할부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대부분 TV홈쇼핑은 무이자할부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달리 무이자할부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이미 전부터 무이자할부 이자비용을 카드사와 공동 부담해 왔기 때문. TV홈쇼핑 업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종합쇼핑몰(GS샵, CJ몰 등) 역시 같은 이유로 대부분 무이자할부가 유지되고 있다.

온라인몰은 각양각색이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2~3개월 무이자가 가능한 카드는

 

1~3가지 정도며, 이것도 1개월 한시 행사다. 11번가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카드사와의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예전 같은 상시 무이자할부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롯데닷컴은

 

현재까지는 고객 불편을 고려해 무이자할부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리는 시간을 가진 뒤

 

서서히 중단할 계획이다.

개인이나 소기업이 운영하는 소호몰의 경우 무이자할부가 완전히 중단됐다. 소호몰의 특성상 카드사와

 

직접 협상이 어려워 이니시스 등 결제 대행업체에 결제를 맡기고 있는데, 결제대행업체들이 소호몰 대신

 

할부 이자를 내 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여전법 개정을 통해 무이자할부를 사실상 없앤 가장 큰 이유는 세계에서 유례 없이 높은 가맹점

 

수수료의 근본원인이 카드사들의 마케팅비 남발이라고 보기 때문. 무이자 할부 이자비용 같은 마케팅비 지출이

 

많다 보니,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결국 가맹점 수수료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이자할부가 전격 중단됨에 따라, 소비자불편과 피해만

 

커지게 됐다. 특히 무이자할부를 애용했던 알뜰 서민들은 결과적으로 가계부담이 커지게 됐다.

한 온라인몰 관계자는 "저금리시대인데 아직도 카드사들은 11~23%의 높은 이자율을 고수하며 그것의 반을

 

내라고 하니 유통업체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소비자들은 불편을 카드사가 아닌 유통업체에 와서

 

불편을 호소하는데 금융당국이 이를 고려해 정책을 일찍부터 홍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