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의 상승 요인으론 리스크 축소 가능성, 선진국 경기 회복, 유동성 확대 같은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아직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이 재정절벽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지만 협상이 파국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가 풀릴 경우 시장 리스크 축소로 인한 주가 상승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근 들어 선진국 경기 선행
지표가 회복되고 있다. 이 지표가 한번 개선되기 시작하면 최소 6~8개월간 오름세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11월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이 매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강력한 유동성
확대 정책을 시간 제한 없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된다.
주가가 바닥을 기록한 11월15일 이후 외국인과 국내 연기금이 각각 2조9000억원과 1조1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일부 중첩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 순매수 역시 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주체가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고 그 힘으로 주가가 올라왔다는 건 역으로 수급이 변할 경우 주가가
요동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기금이 해가 바뀐 뒤에도 지금같이 매수를 계속할지 의문이다. 지난해 연기금은 11월 중순 이후 한달 반 동안
2조41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2012년이 시작된 뒤에는 반대로 1조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현재 매수가 다분히 연간 계획 물량을 채우기 위한 게 아닌가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외국인 매수를 결정짓는 요인 중 선진국 시장 동향이 가장 높은 설명력을 가지고 있다. 국내외 금리가 바닥에
도달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 구조에서
나온 거라면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선진국 시장 상승에 영향을 받는 거라면 주가에
따라 매수가 늘고 줄어드는 과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주가 상승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목표는 연중 최고치인 2050이다. 이렇게 보면 올해 시장은
1800~2050의 박스권에서 마무리되는 셈이 된다. 평균값 1900을 기준으로 할 때 연중 등락 폭이 15%에
지나지 않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저성장 경제에서 주식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엿볼 수 있는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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