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중기엔 年3%대…정작 돈 급한 기업들은 年9%에도 못빌려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우량 중소기업과 비우량 중소기업 간 대출금리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불황에 저금리가 겹치면서 시중은행들이 한정된 우량 중소기업을 두고 치열하게 대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신용등급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우량 중소기업들은 연 3%대에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반면, 막상
운전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기업들은 연 8~9%에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
○연 3%대 대출 경쟁 치열
5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달 말부터 최저금리가 연 3%대인 중소기업 담보부 대출을 잇달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3조원 한도로 우량 중소기업에 연 3.5~4% 대출을 내주는 중이다. 그간 3000억원어치의 대출이
이뤄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서민금융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상품”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KB산업단지기업 우대대출’을 통해 주요 산업단지에 입주한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최저 연 3%대 금리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담보 비율이 80% 이상이고 대출 규모가 클 경우
연 3%대 후반 금리가 가능한 상품”이라며 “시중은행 상품 가운데 금리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은 5000억원 한도로 지역 중소기업에 최저 연 3.9%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1500억원 한도로 운영 중인 ‘중소기업 모기지플러스론’의 최저금리도 5일 기준 연 4.05%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금융당국 압박도 가세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시장 금리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9월까지만 해도 연 3%대 대출을
해줄 경우 ‘역마진’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평균 자금조달비용이 연 3.3~3.4%까지 낮아져 인건비와
대손비용 등을 고려해도 연 3.8~4.0% 정도로 대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추도록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일 시중은행
중소기업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중소기업 대출 상황을 점검했다.
B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유동성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대출 규모를 늘리고 금리도 현재 연 4~5% 수준에서
좀 더 낮추라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은행이 지나치게 이익을 내면 곤란하다는 사회적 압력이
있는 데다 우수한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할 필요도 있어 예대마진 없이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저금리 대출 경쟁’은 어디까지나 우량기업의 경우다. 서울에서 소규모 정보기술(IT)업체를 경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신용대출을 알아보러 갔더니 연 8%라고 하기에 포기하고 돌아왔다”며 “돈 쓸 필요가 없는
기업에 돈 빌려주려 하지 말고, 진짜 돈이 필요한 기업에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자금사정 지수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 역시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에만 집중적으로 돈을 빌려주려고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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