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흑곰 코치의 Hot Issue !!!

"수익성 급락 더 못버텨"… 짐싸는 외국계 금융

 

 

 

공공성 중시하는 국내 풍토 등 사업확대 여력 부족

SC, 저축은행·캐피탈 본입찰 은행증권 등 1금융권만 남겨

HSBC는 지점 1개만 운영… 씨티도 대출상품 회사 청산

ING·아비바·골드만삭스, 한국시장서 철수 작업 진행

AIG는 아·태본부 계획 접어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우리 곁에서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공공성을 중시하는 국내 풍토와 태생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데다,

 

저성장ㆍ저금리기조가 굳어가면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외국계 금융업체가 버티기 힘들어진 탓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금융지주는 이달 자회사인 SC저축은행ㆍ캐피탈 매각과 관련한 본 입찰을 진행한다.

 

매각이 완료되면 SC지주에는 은행 증권 등 1금융권만 남게 돼 일각에선 지주회사가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SC 본사에선 한국지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33억2,500만달러)이 지난해보다 15.7% 줄어드는 등

 

영업권 가치가 10억달러나 하락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8년 전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영업권을 18억달러 가량으로 책정한 걸 감안하면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SC지주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소매ㆍ기업금융 등 1금융권에 집중하고 자회사를 매각해

 

수익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한국 철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인 HSBC은행은 이달 11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폐쇄하는 예비인가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예비인가는 본인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조만간 서울 중구 봉래동지점만 남을 예정이다.

 

7월엔 15년간 운영해온 개인금융 업무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개인금융 부문 직원 24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지난달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출 판매 전문 자회사인 씨티금융판매서비스(CFSK)를

 

청산하기로 했다.

 

CFSK는 씨티은행의 신용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등 대출 상품을 판매해왔다.

 

이번 청산으로 씨티지주 자회사는 은행과 캐피탈만 남게 됐다.

은행뿐 아니라 네덜란드 보험회사 ING와 영국 보험사 아비바,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등도 한국시장 철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AIG는 아시아ㆍ태평양본부를 한국에 두려던 계획을 접었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 주주들의 고배당에 대한 반발과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셀 정도로

 

금융회사에 공공성을 원한다"며 "과거에는 보수적인 풍토를 이겨낼 만큼 금융환경이 좋았지만

 

지금은 사업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한국 철수는 금융권의 수익성 급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반 토막 수준인 2조8,000억원에 불과했고,

 

은행의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국내ㆍ외국계를 가릴 것 없이 전년동기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국내 금융회사가 판매채널 다양화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반면 외국계는 적은 판매채널에 보수적인 경영전략으로 점차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영업 환경이 정상화하면 외국계가 다시 확대경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