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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코치의 Hot Issue !!!

7월 개장 '코넥스'… 자금難 벤처·中企 구원할까

 

 

 

2005년 프리보드·2009년 스팩

자금 조달 위해 출범했지만 개장 초기 만연한 투기와 투자자 외면으로 기능 상실

코넥스서도 투기 발생 가능성… 투자자·기업 참여에 성패 달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가 7월 1일 개장한다.

 

현재 중소기업은 자금의 90% 이상을 정부 정책 자금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은행 대출이 막히는 기업은 바로 자금난에 허덕일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코넥스 시장을 통해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넥스 시장이 정부 기대처럼 활성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리보드, 스팩(SPAC) 등

 

앞서 나온 제도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프리보드 전철 안 밟을까

프리보드는 2005년 벤처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제3시장이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지 않은 기업의 주권을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프리보드는 투자자와 증권사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2010년에만 해도 일평균 거래 대금이 1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0억원 정도로 급감했다.

 

2009년에 도입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상장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당초 기대보다 성과는 크지 않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 시장도 프리보드나 스팩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프리보드는 개장 초기 단 1주 거래만으로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일이 속출하는 등 투기거래가 횡행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도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코넥스 시장에서 시초가 호가는 주당순자산가치를 평가가격으로 정하거나 거래소가 허용했을 때는

 

평가가격의 90~400% 수준에서 정해진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보다 시초가가 배까지 커질 수 있다. 시초가가 400%가 되면 시초가만으로

 

3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예컨대 주당순자산가치가 100원인 경우 시초가가 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에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면 460원까지도 주가가 오른다. 최고 수익률이 다른 시장의 3배에 가까운

 

360%나 되는 것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들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투기 조짐이 보이면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참여 기업 확대가 핵심



코넥스 시장은 벤처캐피털, 연기금, 정책금융기관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개인 투자자는 기본 예탁금이

 

3억원 이상이어야 투자할 수 있다.

 

투자 전문성을 갖춘 기관 투자자 위주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투자자가 적기 때문에 시장이 경직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투자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나 랩 같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서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돼야

 

중소기업 자금 조달이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을 신청한 21개 기업 가운데 2010년 이후 설립된 회사는 옐로페이밖에 없다.

 

2000년 이전에 설립된 회사가 5곳이나 된다.

 

지정자문인을 맡은 증권사들이 코넥스 시장 첫 상장기업으로 실적이 안정적인 중견기업을 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21개 기업 가운데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인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일반 기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2개뿐이다.

 

코스닥시장에도 충분히 상장할 수 있는 기업들이 주로 나온 것이다.



◇"코넥스 시장 졸업 권고제 검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이 최대한 많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 졸업 권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넥스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정자문인으로 참여한 증권사나

 

투자자들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상위 주식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도록 졸업을 권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현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