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전환율 법정상한 14%나.. "평균금리 2배가 적당"
서울시 관악구 김모(45)씨는 올 가을 말로만 듣던 반전세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2억원이던 전세금을 집주인이 2억5000만원으로 올린다고 통보했지만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집주인은 대신 5000만원에 대해 1부 이자를 적용해 월 50만원으로
돌리자고 제안했다. 연이율로 따지면 12%나 된다. 김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집주인
의견을 받아들였다.
저금리기조 속에서 전월세전환 사례가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은 14%로 현실 전환율보다 훨씬 높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연이율이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아파트 전월세전환율
평균은 7.1%다. 보증금 1000만원에 연간 71만원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다가구주택까지 포함하면 이자율은 더 높아진다. 정부 위탁으로 월세가격동향을
조사하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월세이율은 0.86%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0.32%가 된다.
전문가들은 저금리기조를 감안하면 전환율이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준금리가 2.75%로 낮아졌고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연 3%대여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전국 평균 전월세전환율이 7~10%인데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아 가처분소득에서 주거비 비중이 커지고 서민 가계에 부담될 정도"라고 했다.
더구나 법에서 규정한 전환율 최고비율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월차임 전환 시 산정률을 은행 대출금리와 해당지역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제한토록 하고 그 한도를 연 1할4푼(연 14%)으로 한정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4%라는 전환율은 시중금리가 7~8% 이상
일 때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라며 "보통 시중금리의 2배를
적정 전월세전환율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임대료가 인상되도록 하는
공정임대료제를 운영하고 있고, 독일도 3년간 임대료를 20% 이상 못 올리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9월 전월세 안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상한선 기준을
1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법으로 규제하면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을 오히려 해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고 월세 지불 능력이 안 되면 더 싼 곳으로 이동하면 되기에 전월세전환율은
시장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월세전환율을
낮추더라도 보증금 자체를 확 높이면 월세가 많아지는 편법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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