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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코치의 가십거리 !!!

[라리가 DIRECT] 호날두는 어떻게 레알의 진짜 리더가 되었나

 

 

 

한준의 티키타카

 

:: 스페인 현지특별기고, 호날두가 진정한 레알맨으로 인정 받은 비결

 

스페인 내에서 포르투갈 사람들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레알마드리드 재임 시절 주제 무리뉴 감독은 “마드리드에서 포르투갈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러한 스페인 사람들의 인식을 일거에 바꿔냈다.

 

경이로운 득점 기록으로 매년 레알마드리드에 우승컵을 선사했고, 엘클라시코의 승자로 탈바꿈시켰다.

 

2013/2014시즌 라리가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호날두는 이미 레알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영웅 반열에 그 이름을 올렸다.

 

‘라디오 마르카’를 거쳐 ‘카데나 코페’의 기자로 10년 레알마드리드 전담기자로 일하고 있는

 

미겔 앙헬 디아스(Miguel Angel Diaz)는 레알마드리드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정통한 전문가다.

 

미겔이 호날두가 스페인 현지에서 갖는 위상과 그 뒷이야기를 전해왔다.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한준의 티키타카 – 라리가DIRECT’에서 독점으로 소개한다.

 

 

“내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마드리디스타(Madridista, 레알마드리드를 지지하는 모든 이들의 총칭.

 

마드리드 시민과 다른 개념)를 대표하는 존재다.”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708차례 공식 경기에서 활약한 클럽 레전드 마누엘 산치스는 이렇게 말했다.

 

산치스보다 레알마드리드 출전 기록이 많은 인물은 라울 곤살레스 뿐이다.

 

산치스는 레알마드리드에서 18시즌동안 뛴 레전드다.

 

스페인대표팀의 붉은 유니폼 외에 오직 레알마드리드의 유니폼만을 입고 헌신한 원클럽맨이다.

 

양친과 조부, 외조부가 모두 마드리드 출신인 ‘순혈’ 마드리디스타의 대표선수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르투갈 마데이라섬에서 태어났다.

 

2009년 레알마드리드에 입단하기 전까지 ‘레알마드리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호날두의 ‘마드리디스모(레알마드리주의)’는 산치스만큼이나 크다.

 

그는 레알마드리드에 대한 모든 것을 아주 빠르게 흡수했다.

 

클럽이 갖는 특별한 가치에 대해 완벽하게 배웠다. 논쟁의 여지가 없게 만든 놀라운 개인 기록,

 

그 수 많은 골고 승리는 물론이고,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냈다.

 

바로 온 마드리디스타의 마음을 정복한 것이다.

 

이는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뛰어본 선수라면 마드리드의 팬들이 어떤 사람인지 완벽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누구든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구티, 지단, 피구, 호나우두 등 엄청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 조차 야유를 피할 수 없었다.

 

호날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 사건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데, 왜 대중이 그의 플레이를 비판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호날두는 ‘카데나코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레알마드리드에서보낸 첫 시즌에는 경기장 안에서 팬들과 일체감을 갖지 못했다.

 

처음에는 베르나베우 사람들과 어떻게 교감해야 하는 지 몰랐다.

 

다른 나라들과는 전혀 다른 문화였기 때문이다.

 

정말 독특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원래 그렇더라.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그들이 아닌 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3~4번째 시즌이 되어서야 마드리드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경기장 안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그랬다.

 

지금은 100%의 완전한 행복을 느낀다.

 

마드리드 시민들, 마드리디스타의 마음을 얻고 난 뒤에는 길을 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이들이

 

나의 노력과 성취를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해준다.”

 

호날두는 어떻게 레알의 리더가 되었나

 

호날두는 어떻게 이토록 큰 레알마드리드 팬들의 존경심을 얻을 수 있었을까?

 

그 사이무엇이 바뀌었을까?

 

우선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현기증이 날 정도의 속도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득점한다면 2014/2015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라울의 기록을 제치고

 

클럽 역사상 최다 득점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기록이 아니다.

 

호날두의 야심과 지나친 경쟁심은 그에 대한 반발심을 들게 하는 상황을 만들곤 했다.

 

호날두는 이제 훨씬 더 팀의 내부인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레알마드리드의 라커룸에서 주장완장은 팀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선수에게 주어지지만,

 

그의 동료 선수들은 누가 팀의 리더인지 아주 명확히 알고 있다.

 

레알마드리드 라커룸에서는 호날두에게 완장이 주어진다고 해도, 누구도 불공정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을 정도다.

 

호날두는 헌신, 인성, 프로정신, 개성, 투쟁심 등 레알마드리드의 가치를 대표하는 선수다.

 

 

 

 

동료 선수가 슈팅을 하기 위해 더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 호날두에겐 쉽지 않은 때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슈팅했다.

 

라커룸의 동료들은 이런 상황을 좋게 보지 않았다.

 

누구도 그의 능력을 의문 삼지 않았지만, 종종 그의 지나친 자의식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때가 있었다.

 

무리뉴 감독이 있을 때 호날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호날두는 모든 경기에 나섰고 교체도 되지 않았다.

 

그는 지치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은 호날두가 무리뉴의 응석받이라고 생각했다.

 

호날두와 무리뉴가 레알마드리드의 얼굴마담 역할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호날두는 2012/2013시즌에 무리뉴 감독에게 대항했다.

 

이 사건은 동료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됐다.

 

선수단은 무리뉴 감독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고, 자신의 실패를 정당화하기 위해 모두를 분열시켰다고

 

여겼다.

 

라커룸에서 영향력이 큰 이케르 카시야스와 세르히오 라모스가 대항의 선봉에 섰다.

 

‘포르투갈 클랜’도 합세했다.

 

호날두와 페페가 선봉에 섰다.

 

 이 사건 이후 라커룸은 훨씬 더 강하게 단합했다.

 

라모스와 호날두는 아주 친한 친구 사이다.

 

서로에게 인간적으로나 일적으로 깊이 존경하고 있다.

 

지난 1월 발데베바스에서 발롱도르 수상을 기념하며 호날두가 찍은 사진은 호날두의 정신이 변했다는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예시다.

 

훈련을 마친 뒤 선수단 전체, 코칭 스태프, 의료진, 마사지사, 장비 담당자까지 모두 뭉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호날두는 행복했고, 매일 같이 자신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도와준 모든 이들과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길 바랐다.

 

 

 

 

인품까지 최고인 축구스타, 역대 최고에 도전하다

 

종종 사람들은 축구 스타들이 감정이 없는 것처럼 여기고, 다른 세계의 사람인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호날두는 아주 섬세한 사람이고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골수 기증’이 무엇을 뜻하는지, 불운한 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호날두의 스케줄에는 항상 병원을 방문하는 일정이 들어있다.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익명으로 행한 선행도 많다.

 

호날두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아픈 아이들을 웃게 만들 때 가장 만족해한다고 말한다.

 

호날두는 관대한 동시에 세심하다.

 

그는 격렬한 경기를 치른 뒤 다친 근육을 치료해 주는 물리치료사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자주 선물을 한다.

 

가장 최근에 선물한 것은 아이패드였다.

 

 

 

 

젊은 사람들은 실제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테지만,

 

지금 사람들에게 레알마드리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수가 누구냐는 설문을 한다면

 

분명 알프레도 디스테파노가 첫 손에 꼽힐 것이다.

 

근래 들어 가장 위대한 선수는 라울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의 경력이 완성된 이후에는 라울을 뛰어넘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알까?

 

혹시 호날두가 현 레알마드리드의 명예회장인 디스테파노를 제치고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자리를 오르게 될지.

 

 

글=미겔 앙헬 디아스(스페인 카데나 코페 기자, <스페인 대표팀의 비밀> 저자)

번역/정리=한준 (풋볼리스트 기자, tvN 축구해설위원)